
탈모약을 복용하면서 두피문신을 알아볼 때 가장 많이 궁금해하는 것은 두 가지입니다. “약을 끊어야 하는지”, 그리고 “바늘이 기존 모발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지”입니다.
먼저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피나스테리드·두타스테리드 같은 경구 항안드로겐 계열 약은 시술만을 이유로 임의 중단하지 않습니다. 바르는 미녹시딜은 두피 상태와 사용 부위를 확인한 뒤 의료진과 상의해 일시 중단 여부를 정합니다.
모발에 대한 답도 분명합니다. 두피문신은 모발이 만들어지는 모구보다 얕은 층에 색소를 넣기 때문에, 적절한 깊이로 시술한다면 기존 모발을 만드는 부위를 직접 건드리는 방식은 아닙니다. 아래에서 각각의 근거와 주의할 점을 설명하겠습니다.
바늘이 닿는 층과, 머리카락이 자라는 층은 다릅니다
두피의 굵은 모발을 만드는 모낭은 진피 깊은 곳까지, 때로는 피하지방층까지 내려가 있고, 실제로 모발이 만들어지는 모구는 그 가장 아래쪽에 있습니다.1 반면 두피문신(SMP)은 훨씬 얕은 층을 씁니다. 증례 연구에서는 출혈이 나지 않는 깊이를 유지해 표피와 진피 상부에 색소를 넣는 방식을 표준으로 두었고, 이상반응은 보고되지 않았습니다.2
다만 이건 깊이가 통제됐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필요 이상으로 깊게 들어가면 색소가 주변으로 번져 시간이 지나며 얼룩처럼 남습니다. 그래서 두피문신에서 실제로 갈리는 것은 시술을 하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깊이를 일정하게 통제할 수 있느냐입니다.
먹는 약과 바르는 약은 기준이 다릅니다
먼저 짚어둘 것이 있습니다. 두피문신 전후의 약물 기준은 아직 표준화돼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참고할 수 있는 것은 더 침습적인 시술에서 쌓인 기준입니다. 모발이식 수술에 관한 국제 전문가 합의는 피나스테리드·두타스테리드 같은 경구 항안드로겐 계열 약을 수술 전에 중단하지 말 것을 권고합니다.3 피나스테리드는 복용을 멈추면 약 12개월 안에 모발 수가 치료 전 수준으로 되돌아가기 때문입니다.4 시술만을 이유로 스스로 끊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먹는 약이라도 종류와 처방 목적이 다를 수 있어, 중단 여부는 처방한 의사와 상의해 정합니다.
바르는 약은 기준이 다릅니다. 같은 합의는 바르는 미녹시딜을 피부 자극과 수술 중 출혈 위험 때문에 7일 전 중단하도록 권고했고,3 두피문신을 다룬 증례 연구도 시술 1주 전 미녹시딜 중단을 대상자 조건으로 두었습니다.2 다만 후자는 10명 규모의 증례 연구라, 이를 모든 두피문신에 적용되는 일률적인 기준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사용 농도와 부위, 두피 상태에 따라 판단이 갈립니다. 스스로 끊거나 계속하지 마시고, 사용 중인 약을 그대로 알린 뒤 시술 의료기관과 처방한 의사의 안내에 따라 정하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탈모는 계속 진행됩니다. 그래서 지금 빈 자리만 채우지 않습니다
두피문신은 모발을 자라게 하는 치료가 아니라, 색소로 밀도를 시각적으로 보완하는 시술입니다.2 탈모의 진행 자체를 멈추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탈모가 있으면 시술이 소용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약과 두피문신은 서로 다른 일을 합니다. 약은 진행 속도를 늦추지만 완전히 멈추지는 못합니다.4 두피문신은 그 속도를 바꾸지 않는 대신, 줄어든 만큼 드러나는 두피를 시각적으로 메워 변화가 눈에 덜 띄게 합니다.2 속도는 약이 맡고, 보이는 차이는 시술이 맡는 셈입니다. 갈리는 것은 진행한다는 사실을 전제에 넣고 설계했느냐입니다. 그래서 출발점은 오늘의 두피가 아니라 앞으로 어느 방향으로 얼마나 더 진행될지가 됩니다. 정수리 탈모처럼 범위가 넓어지는 형태라면 더 그렇습니다. 시술 전에 지금도 빠지고 있는지, 어느 정도 멈춰 있는지를 먼저 보는 이유입니다.2
설계가 갈리는 지점도 여기입니다. 정수리처럼 지금 비어 보이는 곳에만 집중해 진하게 채워두면, 주변 모발이 더 빠졌을 때 그 자리만 섬처럼 남거나 경계가 선으로 드러납니다. 그래서 한 번에 밀도를 최대로 올리지 않고, 남아 있는 모발의 밀도와 이어지도록 층을 나눠 쌓아 올립니다. 앞선 연구에서도 색소 밀도를 자연 모낭 간격의 30%에서 시작해 70%, 100%로 나눠 올렸습니다.2

두피문신은 탈모 치료를 대신하는 시술이 아니라,
치료를 이어가면서 함께 가는 시술입니다.
색이 어떻게 남는지는 깊이와 두피 상태에 따라 달라집니다
깊이는 색이 얼마나 오래 가는지뿐 아니라, 어떻게 남고 어떻게 빠지는지까지 결정합니다. 얕으면 색소가 금방 빠지고, 필요 이상으로 깊으면 번져서 뭉치거나 퍼집니다. 문제는 잘못 새겨진 두피문신을 되돌리기가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교정을 받은 120명을 분석한 연구는 잘못 시행된 두피문신의 교정이 대단히 까다롭다고 보고했습니다.5 교정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처음부터 다시 설계해야 할 만큼 과정이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두피는 한 사람 안에서도 부위마다 두께와 피지량, 남아 있는 모발의 밀도가 다릅니다. 따라서 부위별 상태를 살피면서 색소가 들어가는 깊이와 밀도를 조절해야 특정 부분만 지나치게 진하거나 번져 보이는 것을 줄일 수 있습니다.
두피문신은 시간이 지나면서 옅어질 수 있습니다. 앞서 인용한 소규모 증례 연구에서도 일부 대상자의 시술 6개월 후 밀도 점수가 시술 직후보다 낮아졌습니다.2 진료에서 경과를 살펴본 사례 중에는 2년 전후로 처음보다 색이 눈에 띄게 옅어진 경우가 많았습니다. 다만 옅어지는 속도와 정도는 두피 상태, 피지량, 자외선 노출, 시술 방식 등에 따라 달라집니다. 이러한 변화는 탈모가 진행되거나 모발 밀도가 달라졌을 때, 현재 두피 상태에 맞춰 범위와 밀도를 다시 조정할 수 있는 여지가 되기도 합니다.
약을 끊을지 말지는 시술이 아니라, 그 사람의 탈모가 정합니다.
같은 질문을 해도 답은 사람마다 갈립니다. 먹는 약만 쓰는지 바르는 약을 함께 쓰는지, 탈모가 아직 빠르게 진행 중인지 어느 정도 안정됐는지에 따라 시술 시점과 설계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탈모가 진행 중이라는 사실이 시술을 못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언제, 어느 범위를, 어느 밀도로 시작할지가 달라질 뿐입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약을 감추지 않고 그대로 알리는 일입니다. 어디서 시술을 받든, 상담할 때 복용·도포 중인 약과 최근 탈모 진행 상태를 빠뜨리지 않고 알리는 것이 시작점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두피문신을 하면 원래 있던 머리카락이 더 빠지지 않나요?
두피문신은 표피와 진피 상부에 색소를 넣는 시술이고, 머리카락을 만들어내는 모구는 진피 깊은 층에서 때로는 피하지방층까지 내려가 있습니다. 층이 다릅니다. 다만 이는 깊이가 제대로 통제됐을 때의 이야기이고, 필요 이상으로 깊게 들어가면 색소가 번져 얼룩처럼 남는 문제가 생깁니다. 그래서 관건은 시술을 하느냐가 아니라, 깊이를 통제할 수 있는 곳에서 하느냐입니다.
Q. 먹는 탈모약을 미리 끊어야 하나요?
두피문신 전후의 약물 기준은 아직 표준화돼 있지 않습니다. 다만 더 침습적인 모발이식 수술에 관한 국제 전문가 합의는 피나스테리드·두타스테리드 같은 경구 항안드로겐 계열 약을 수술 전에 중단하지 말 것을 권고합니다. 임의로 중단하면 약으로 유지되던 효과가 줄어들 수 있어, 시술만을 이유로 스스로 끊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먹는 약이라도 종류와 처방 목적이 다를 수 있으므로, 중단 여부는 처방한 의사와 상의해 정하시고 상담 때 복용 중인 약을 그대로 알려 주세요.
Q. 바르는 탈모약(미녹시딜)도 그대로 써도 되나요?
바르는 약은 먹는 약과 기준이 다릅니다. 모발이식 국제 합의는 바르는 미녹시딜을 수술 7일 전 중단하도록 권고했고, 두피문신을 다룬 증례 연구도 시술 1주 전 중단을 대상자 조건으로 두었습니다. 다만 후자는 10명 규모의 증례 연구라, 이를 모든 두피문신에 적용되는 일률적인 기준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사용 농도와 부위, 두피 상태에 따라 판단이 갈리므로 스스로 끊거나 계속하지 마시고, 사용 중인 제품을 알린 뒤 시술 의료기관과 처방한 의사의 안내에 따라 정하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참고 문헌
- Martel JL, Miao JH, Badri T, Fakoya AO. Anatomy, Hair Follicle. StatPearls [Internet]. Treasure Island (FL): StatPearls Publishing. ncbi.nlm.nih.gov/books/NBK470321
굵은 모발(terminal hair)을 만드는 모낭은 진피 깊은 층까지, 때로는 피하조직까지 이어지며 모구는 모낭의 가장 아래 구간에 위치한다는 점을 정리한 해부학 자료.
Liu Q, Sun M, Zhang J, Zhao H. Scalp Micropigmentation Is an Effective Treatment for Localized Alopecia: Technical Analysis and a Series of Ten Case Reports. J Cosmet Dermatol. 2025;24(9):e70375. PMID: 40899372
국소 탈모 환자 10명에게 표준화된 3회 프로토콜로 두피문신을 시행한 증례 연구. 출혈이 나지 않는 깊이를 유지해 표피~진피 상부에 색소를 넣었고 이상반응은 없었으며, 대상자 조건에 시술 1주 전 미녹시딜 중단이 포함되었다.
Vañó-Galván S, Bisanga CN, Bouhanna P, Farjo B, Gambino V, Meyer-González T, Silyuk T; Hair Transplant Surgery Expert Group. An international expert consensus statement focusing on pre and post hair transplantation care. J Dermatolog Treat. 2023;34(1):2232065. PMID: 37477225
17개국 38인의 모발이식 전문가 델파이 합의. 먹는 항안드로겐 계열 약은 수술 전 중단하지 않도록 권고하고, 바르는 미녹시딜은 피부 자극과 수술 중 출혈 위험 때문에 7일 전 중단을 권고한다.
Finasteride. StatPearls [Internet]. Treasure Island (FL): StatPearls Publishing. ncbi.nlm.nih.gov/books/NBK513329
안드로겐성 탈모로 치료받던 환자가 복용을 중단하면 약 12개월 이내에 모발 수가 치료 전 수준으로 되돌아간다는 점을 기술한 약리 자료.
Park JH, Kim N, Kim DW, Lee I. Revision for unsatisfactory outcomes of scalp micropigmentation. Int J Dermatol. 2025;64(1):136–141. PMID: 38822591
두피문신 후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로 교정을 받은 120명을 후향 분석한 연구. 잘못 시행된 두피문신은 교정이 대단히 어렵다고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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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필 · 감수 / 대표원장 이석희 · 리앤채움의원
문신제거·레이저·피부미용 시술을 직접 진료·시술하고, 눈썹·두피문신·입술·아이라인 등 반영구화장 전반을 진료합니다. 20여 년의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원내에서 사용하는 시그니처 도구·색소(3D 마이크로엠보 니들 등) 개발에 직접 참여했고, 항암·면역 환자를 위한 맞춤 프로토콜을 운영합니다.
이 글은 대표원장 이석희가 의학적으로 감수했습니다.